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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에 보는 가로수에 대한 궁금증

2. 가로수의 뜻

 

 


길가에 있는 나무라고 해서 모두 가로수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골 동네에 평상과 함께 있는 큰 정자나무의 예를 들면, 동네사람들의 쉼터 겸 정보공유장소의 역할을 하고, 처음 찾는 외부인에게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지만 이를 두고 가로수라고 하지는 않는다. 가로수(街路樹)는 상식 수준으로 보면 길가에 줄지어서 가지런하게 심어져 있는 나무라는 느낌이 떠오른다. ‘가지런히 심어져 있는 나무라고 생각해 보면 뭔가 조경을 고려하여 인공적으로 꾸몄다는 냄새가 난다.





인터넷에서 가로수를 검색해보면 한국과 일본에서 정의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검색어: 가로수, 街路樹).



§ 네이버 국어사전: 거리의 미관과 국민보건 따위를 위하여 길을 따라 줄지어 심은 나무

§ 다음 국어사전: 시가지의 도로를 따라서 줄지어 심어 놓은 나무

§ 위키백과: 길가에 줄지어 심어 놓은 나무를 말한다. 통상 도시 미관과 신선한 공기,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등의 환경 개선을 위해 조성된다.

§ 나무백과: 도로나 인도에 맑은 공기나 시원한 그늘제공, 미관개선 등을 목적으로 심어진 나무를 말한.

§ 일본 위키디피아[1]: 가로수는 거리(시가지 도로)를 따라 심어진 나무이다. 서있는 나무를 가로수라고 표현하며, 특히 가로수의 대부분이 시가지 도로를 따라 줄지어 서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그러한 거리 나무들을 도심가로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로수의 법률적인 정의는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산림자원법)’의 제2조에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가로수도로법10조에 따른 도로(고속도로를 제외한다)와 보행자전용 도로 및 자전거전용도로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로의 도로구역 안 또는 그 주변 지역에 심는 수목을 말한다.

 



가로수를 영어로 표현하면 Street tree 또는 Roadside tree인데, 이 단어들을 인터넷 영어사전에서 검색하면 정의하고 있지 않은 사전이 많다. Collins사전에도 없고, American Heritage사전에도 없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설명해 주는 위키피디아에도 나와 있지 않다. 대신, 구글에서 Street treeRoadside tree를 검색하면  가로수가 있는 곧은 거리라는 뜻의 Avenue를 보여주거나 도심 숲이라는 뜻의 Urban forest룰 보여준다. 유일하게 옥스포드 사전에서 정의를 찾았는데, Street Tree에 대하여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 Street tree: A tree planted at the side of a street or in a public place to enhance the view.



서양에서는 가로수가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도심 숲이라는 용어는 도시 주변에 있는 나무와 작은 숲까지 포함하여 총칭하고 있어서,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가로수와는 거리가 느껴진다. 반면에 네이버 국어사전과 위키백과, 나무위키의 정의를 보면 가로수를 식물의 한 종류인 나무로만 보지 않고 사람이 사는 공간에서 문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가로수 길을 걸으며 도시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가로수가 길가에 들어선 거리의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는 모습까지 상상하게 말이다.


가로수를 구성하는 한자인 가()와 로() 그리고 수()를 각각 살펴보면 가로수가 을 따라서 줄지어 인공적으로 심은 나무로 정의하는 것이 과연 맞는지 알 수 있다. 우선, ()는 사전을 보면 거리를 의미하고 있고, 街가 포함하는 단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2].



§ 상가: 무엇을 파는 가계, 즉 상점이 늘어선 거리는 상가

§ 시가: 도시의 큰 거리

§ 번화가: 수많은 건물과 사람이 있어서 번잡하고 화려한 거리

§ 가판대: 온갖 물건을 벌여놓고 파는 것

(거리)가 포함하는 단어들을 보면, ‘거리는 차나 사람이 통행하는 물리적인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고 사람들이 교류하면서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든다.  

()을 의미하는 데, 路를 포함하는 단어는 다음과 같다.

§ 노면, 노상 : 길바닥

§ 노선: 버스×기차×비행기 등이 정해놓고 다니는 길

§ 대로: 큰 길

§ 통로: 통해서 오가는 길

§ 험로: 울퉁불퉁하고 꾸불꾸불해서 다니기 힘든 길



()를 포함하는 단어들을 보면 영어단어 ‘path’처럼 출발지에서부터 도착지까지 물리적으로 지나가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이로부터 가로(街路)차나 사람이 통행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교류하면서 문화를 만들어가는 길이라는 나름의 정의를 내리고 싶다. 비슷한 말로 보이는 도로수(道路樹)를 사용하지 않고 가로수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가로(街路)시가지의 넓은 도로. 일반적으로 교통안전을 위한 차도(車道)와 보도(步道)로 구분되어 있다라고 정의하고 있어서 물리적인 통행의 관점으로만 보고 있다



 

 도로법에 정의된 도로(道路)를 보면 좁은 도로와 넓은 도로 모두를 포함하고 있고도로의 부속물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어서 도로가 가로보다 넓은 개념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이것은 법률적인 용어 해석일 뿐이다.

<도로법 제2> "도로"란 차도보도(步道), 자전거도로측도(側道), 터널교량육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로 구성된 것으로서 10조에 열거된 것을 말하며도로의 부속물을 포함한다.

 





보다 더 객관적인 가로의 정의를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양대학교 디자인공학연구센터에서 2005년 발간한 연구결과를 보면, 가로(街路)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3].



가로는 영어로 ‘street’로 번역되는 데, 영어 어원으로부터 그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street’는 라틴어 어원은 ‘sterner’에서 유래하는 데, 이는 포장하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가로는 원래 포장된 길을 의미하며, 역사적으로 포장된 길은 도시지역 내의 길을 의미한다. 또한 ‘str~’라는 어근은 건물과 연계되어 있고 도시적 의미도 가지고 있어서 ‘street’는 일반적인 ’, 즉 사람이 통행하는 거리의 포괄적 개념이라기 보다 도시공간의 일부로 걷는다는 동적인 행태와 거리 양편의 정적인 건축 구조물과의 관계에서 상호간의 양상이 복합화 된 실체로써의 의미를 가진다. 가로는 도로와 보도라는 물리적 실체만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건물과 같은 주변의 환경과 불가분의 관계에 의해 형성된 공간의 개념으로 인식할 수 있다.



()’는 나무 목()과 세울 주()가 합해진 글자로, 나무 木에 나무를 붙잡아 바로 세워서 심는() 동작이 결합된 것으로 심겨진 나무를 의미한다. 수와 목으로 이루어진 단어를 보면 두 글자의 의미가 정확하게 구분되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목()은 나무 자체를 나타내는 것이고, ()는 대체적으로 인공적으로 심겨진 나무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 인공적으로 심겨진 나무의 의미: 식목(植木), 식수(植樹), 수목원(樹木園)

§ 분류학적 의미: 상엽수(常綠樹), 침엽수(針葉樹)

§ 나무 자체를 의미: 고목(古木), 목석(木石), 묘목(苗木), 초목(草木), 벌목(伐木), 목재(木材), 목공(木工), 목수(木手)



결론적으로 가로수(街路樹) 차나 사람이 통행할 뿐만 아니라 건물과 같은 주변환경과 불가분의 관계에 의하여 형성된 길이라는 공간에 인공적으로 심은 나무로써 사람들이 일상 생활을 영위하고 서로 교류하게 하는 데 필요한 문화적 실체로 이해할 수 있다.

 





[1] https://ja.wikipedia.org/wiki/街路樹

[2] 초등교과서 어휘능력 1200A-3단계: 초등학생의 학습능력이 자라는 초능력 시리즈, p49-51

[3] 아름다운 도시환경을 위한 공공디자인 진흥방안 연구, p68 (5가로환경시설물의 개념 및 유형), 2005.12.30, 한양대학교 디자인공학연구센터